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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지낼 때 필요한 각종 기물인 제기(안동 지촌종택 기제사)
제사를 지낼 때 필요한 각종 기물인 제기(안동 지촌종택 기제사)

제사에 사용되는 모든 도구, 제기제기(祭器)란 제사를 지낼 때 필요한 각종 기물(器物)을 말한다. 대체적으로 제사의 음식을 차리는 상(床)으로 이를 제사상이라고 한다. 상, 자리, 의자, 탁자, 대야, 화로, 술과 음식을 담는 그릇 등은 제사에 사용하는 것들이다. 쓰임에 적합한 개수를 모두 갖추어 창고에 넣어 잠가서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창고가 없으면 궤짝에 넣어서 보관하고 넣을 수 없는 것은 외문 안에 진열한다. 제사에 사용되는 접시만을 제기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사에 사용되는 모든 도구를 제기라고 한다.

다른 그릇들과 달리 신성하게 여기는 제기군자는 비록 가난하여도 제기를 팔지 않는다. 대부는 제기를 빌리지 않으며, 제기가 장만되지 않으면 일상 용기도 갖추지 않는다. 제기가 낡으면 땅에 묻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제기는 다른 그릇들과는 달리 신성하게 여겨야 한다.

국가제사와 사삿집제사에 구별되어 사용되는 제기제기에 대한 규정은 국가제사(國家祭祀)에서 사용되는 것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이를 모두 수용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주자가례(朱子家禮)』의 본주(本註)에서는 『서의(書儀)』의 주장에 따라 “보궤(簠簋)ㆍ변두(籩豆)ㆍ정조(鼎俎)ㆍ뇌세(罍洗) 등은 모두 사가(私家)에서는 소유하지 못한다. 다만, 중발이나 대접 등의 기물을 별도로 비치하여 오직 제사에만 사용하도록 하고, 평상시에는 거두어 두어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장자(莊子)는 “변두와 보궤를 제기로 만들어 제사를 지내는 것은 이러한 제기는 평상시 사용하기에 불편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하여 평상시에 제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구의(丘儀)』에 의하면 “가난해서 제기를 갖출 수 없는 집에서는 평상시 쓰는 용기를 대신 사용해도 좋다.”고 했다.또한 『한위공제식(韓魏公祭式)』에 의하면 “지금 ‘가묘(家廟)’의 제사에 대해 법을 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정침(正寢)으로 묘실(廟室)을 대신하고 공복(公服)으로 제복(祭服)을 대신하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용기인 연기(燕器)로 제기를 대신한다. 반잔(盤盞)으로 작주(爵酒)를 대신하고 완(椀)으로 술을 담는 그릇인 주준(酒樽)을 대신한다. 일상음식인 상찬(常饌)으로 희생(犧牲)을 장만한 조육(俎肉)을 대신하고 종이돈인 저전(楮錢)으로 폐백(幣帛)을 대신한다. 음식상과 앉는 의자로 제사상과 교의를 삼으며, 대(臺)와 수건 걸개를 갖추어 관분을 대신하는데, 이는 풍속의 편리함을 따른 것이다.”라고 하여 제기를 갖추는 데에 편리함을 취하도록 하였다.이처럼 제기는 국가제사에 사용하기 위한 제기와 일반 사삿집의 제사를 위한 제기가 구분됨을 알 수 있다. 보궤ㆍ변두ㆍ정조ㆍ뇌세ㆍ작(爵) 등은 국가제사에 사용되는 제기이다. 중발ㆍ대접ㆍ탕기ㆍ접시 등은 주로 사사집의 제사에 사용되는 제기이다. 이러한 일은 사삿집에서 국가제사에서 사용하는 제기를 구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제기일반적으로 일반인들의 집에서 지내는 제사에 사용되는 제기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우선은 제사를 지낼 때 헌관이 꿇어 않고 절을 하는 곳에 까는 자리[席]가 필요하다. 교의(交椅)는 신주(神主)를 모시거나 지방(紙榜)을 써서 붙이는 등 신위(神位)를 모실 때 신위를 앉히는 의자이다. 신주는 제사의 대상을 상징하는 조상의 상징물이다. 제사상은 제사에서 조상에게 바치는 음식을 진설하는 상이다. 이를 제탁(祭卓)이라고도 한다. 향탁(香卓)은 분향(焚香)할 때 사용하는 향로(香爐)와 향합(香盒)을 올려놓는 탁자이다. 모사기(茅沙器)는 강신(降神)을 할 때 술을 붓는 뇌주(酹酒)를 하는 그릇이다. 대야는 관분(盥盆)이라고도 하는데, 헌관과 집사자가 손을 씻는 일인 관세(盥洗)를 할 때 물을 담는 그릇이다. 화로(火爐)는 제사상(祭祀床)에 차릴 음식을 데우거나 차를 데울 때 사용하는 불을 피우는 그릇이다. 화저(火箸)는 화로의 불을 다룰 때 사용하는 부젓가락이다. 소반(小盤)은 제사음식이나 제기를 옮길 때 받치는 작은 상이다. 축판(祝板)은 제사에서 읽을 축문을 붙이는 판이다. 이 외에도 제사의 진행에 필요한 다양한 도구가 있지만 생략한다.음식을 담는 그릇은 주발, 대접, 탕기, 접기 등이 있다. 주발은 메를 담는 메기나 국수를 담을 때 사용한다. 대접은 국을 담고, 수저를 놓을 때 사용한다. 접시는 일반적인 접시와는 구분되는데, 높은 굽이 달린 접시를 사용한다. 그 외에 초, 청장 등을 담는 종지가 사용된다.불천지위(不遷之位)를 모시는 집안에서는 제사의 형태도 달리 하지만 제기를 별도로 마련하는 집안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집안에서는 불천지위용 제기와 일반 제기를 가지고 있다.

평상의 그릇과 다른 제기제기의 재질은 집안에 따라 다양하다. 그러나 조선시대 이후에는 주로 유기(鍮器)로 만든 놋제기를 많이 사용한다. 집안에 따라서는 여름에는 도자기나 사기로 된 제기를 사용하고 겨울에는 놋제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산소에서 지내는 묘사 때는 가볍기 때문에 목제기(木祭器)를 많이 사용한다.국가제사에 사용되는 제기이든,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제기이든 일상적인 그릇이 아님에는 틀림이 없다. 따라서 제기고(祭器庫)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하고, 제기궤(祭器櫃), 제기함(祭器函)이라는 단어들이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일은 제기를 평상의 그릇과는 달리 여기는 사고가 배어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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