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주메뉴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한국국학진흥원

혼례란

혼례도구
소품
납폐함

신랑집에서 혼인의 징표로 혼서지 및 폐백 등을 신부집으로 보낼 때 사용하는 납폐함납폐함(納幣函)이란 혼사(婚事)가 결정되면 신랑집에서 혼인의 징표로 혼서지(婚書紙, 혼인서약 증서)와 신부의 치맛감, 폐백 등을 신부집으로 보낼 때 사용하는 함이다. 혼수함(婚需函), 서함(書函), 혼함(婚函), 봉채(封采), 봉치, 봉치함이라고도 한다. 납폐함은 혼인이 결정되었음을 인정하는 징표를 넣는 함이기 때문에 자손번창(子孫繁昌), 가내평안(家內平安)을 뜻하는 수복(壽福) 등의 문자와 박쥐 문양으로 장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반드시 자물쇠를 갖추고 붉은 보자기로 싸며 흰 면포로 끈을 만들어 지고 갈 수 있게 한다. 『사례편람(四禮便覽)』에 의하면 납폐함은 2개를 준비하는데, 하나는 폐백을 담고, 다른 하나는 폐백서를 담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혼례는 원래 주육례(周六禮, 주례(周禮)에서 제시한 혼례의 여섯 가지 절차)에 따라 납채(納采, 신랑측에서 신부측에 며느리 삼기를 결정했음을 알리는 절차), 문명(問名, 신랑측에서 신부될 규수의 어머니가 누구인지를 묻는 절차), 납길(納吉, 신랑측에서 신부측에 혼인하면 좋을 것이라는 뜻을 전하는 절차), 납징(納徵, 신랑측에서 신부측에 혼인하기로 결정한 징표를 물건으로 보내는 절차), 청기(請期, 신랑측에서 신부측에 혼인 날짜를 정해달라고 청하는 절차), 친영(親迎, 신랑이 신부를 자기의 집으로 데려가 혼례를 치르는 절차) 등 6개 절차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주자(朱子, 1120-1200)가 『가례(家禮)를 편술하면서 6개 절차가 복잡하다고 하여 의혼(議婚, 중매쟁이를 넣어 양가의 혼인을 의논하는 절차), 납채, 납폐(納幣), 친영의 4개 절차로 간소화 하였다.

혼서지를 비롯하여 납폐함에 들어가는 물목납폐를 할 때 사용되는 납폐함에는 혼인을 서약하고 증명하는 혼서지, 폐백(幣帛, 검은색과 붉은 색으로 구성된 예물), 신부의 치맛감, 내용물의 목록을 적은 물목단자(物目單子), 기타 물품 등이 들어간다. 특히 폐백은 음양(陰陽)의 조화와 상생을 위해 푸른색과 붉은색 종이로 싸고, 청실과 홍실로 묶어 상징성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폐백은 함 바닥에 흰 종이를 깔고 홍단을 먼저 넣고 그 위에 청단을 넣은 후 맨 위에 혼서지를 넣는다. 이후 종이를 덮고 싸리나무 가지나 수숫대로 버팀목을 넣어 내용물이 함 속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한다. 『사례편람』에서는 『가례(家禮)』 「본주(本主)」를 인용하여 “폐백은 적어도 2끝은 되어야 하고, 많아도 10끝을 넘기지는 말아야 한다.”고 하고, “세속에서는 색실을 써서 감마다 양쪽 끝을 묶는다.”고 설명하고 있어 문화적 전통으로 전승되는 함싸기와 거의 동일함을 알 수 있다.

납폐함에 관행적으로 넣는 오곡주머니이외에도 관행적으로는 오곡주머니 혹은 오방주머니(오곡을 각기 넣은 5개의 주머니)라는 것을 방위에 맞추어 넣는다. 이는 오방위(五方位)의 상징 색깔에 맞추어 청색⋅흰색⋅검은색(청색)⋅붉은색⋅노란색으로 주머니를 만들고 거기에 각 방위에 해당하는 오곡의 씨앗을 넣는다. 지역에 따라 주머니의 색깔⋅방위⋅내용물이 다르다. 예를 들면 청색 주머니에는 대추 3개를 넣어 동쪽에 넣는데,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의미이다. 흰색 주머니에는 은행 3개를 넣어 서쪽에 넣는데, 부부의 사랑과 화합을 의미한다. 붉은색 주머니에는 밤 3톨을 넣어 남쪽에 놓는데, 수명장수와 재물을 의미한다. 검은색 주머니에는 목화씨 9개를 넣어 북쪽에 넣는데, 절개와 무사 안녕을 기원한다. 노란색 주머니에는 붉은 팥을 넣어 중앙에 넣는데, 의지와 화목을 상징한다. 요즘에는 내용물과 의미가 다소 변화되고 있다. 분홍주머니에는 목화씨를 넣어 서북쪽에 넣는데, 자손의 번창과 가문의 영광을 의미한다. 홍색주머니에는 붉은 팥을 넣어 서남쪽에 넣는데, 잡귀와 부정을 막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황색주머니에는 노란 콩을 넣어 중앙에 넣는데, 며느리의 부드러운 성품을 기원한다고 한다. 청색주머니는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한다는 의미가 있는데, 찹쌀을 넣어서 동북쪽에 넣는다. 녹색주머니는 길한 장래를 기원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향나무를 넣어서 동남쪽에 넣는다고 한다.

납폐함을 준비하는 방법폐백함은 안쪽은 청색, 바깥쪽은 붉은 색인 겹보자기로 싼다. 그리고 보자기의 네 귀를 모아 묶은 매듭에는 근봉(謹封)이라는 띠지를 붙여 함부로 열어보지 못하도록 한다. 이를 다시 무명 1필로 등에 질 수 있도록 멜빵을 만드는데, 한 번에 결어 매어야 하고, 매듭을 짓지 않고 묶는다. 매듭을 맺지 않는 것은 한쪽 끝을 잡고 당기면 멜빵이 술술 풀려나오듯 혼인생활이 순탄함을 기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은 끈은 뒤로 끌리도록 하는데 이 끈은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기저귀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납폐함을 지고 가는 함진아비함을 지고 가는 사람은 담폐자(擔幣者)라고 하는데, 함진아비이다. 『사례편람』에 의하면 “우리 풍속에는 장부를 관리하는 서기나 머슴이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함진아비는 “단령(團領)을 입고, 대를 띤다. 구슬로 만든 갓끈이 달린 갓을 쓰고, 목이 긴 신발인 화를 신는다.”고 하였지만 일반적으로는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는다. 언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함진아비는 아들을 낳고 복이 있는 사람이 지고 가는 것으로 문화화 되어 있다. 또한 최근에는 신랑의 친구가 함을 질 경우에는 오징어로 얼굴을 가리거나 얼굴에 검정 칠을 하여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하는데 이는 함팔기를 위해 만들어진 전통으로 보인다.

관행적으로 봉치시루 위에 올려놓는 납폐함예서의 규정은 없지만 신부집에서 함을 받을 때는 ‘봉치시루’라고 하여 시루를 놓고 그 위에 함을 올려놓는 것이 관행화 되어 있다. 함을 봉치시루에 올려놓으면 장인 될 사람은 큰 절을 하고 장모될 사람이 함에 손을 넣어 먼저 손에 잡히는 폐백의 색깔로 신부의 앞날이나 장차 태어날 아이의 성별을 점치기도 한다. 푸른색이 나오면 아들, 붉은색이 나오면 딸이라고 점친다.

이전 페이지로 이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