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주메뉴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한국국학진흥원

관례란

관례도구
복식
치포관

시가에서 관자의 머리에 씌워주는 관인 치포관치포관(緇布冠)은 시가(始加)에서 관자(冠者)의 머리에 씌워주는 관이다. 치포관이란 선비들이 평상시에 쓰는 검은 베로 만든 관으로 치관(緇冠)이라고도 한다. 관례를 할 때 시가(始加)에서 관자(冠者)에게 처음으로 씌우는 관(冠)이다. 관례에서 관을 쓰는 것은 성인(成人)의 도(道)를 따르기 때문이다. 진상도(陳祥道)의 『예서(禮書)』에 의하면 “시가에서 치포관을 쓰는 것은 근본을 잊지 않기 위한 것이다. 재가(再加)에 피변(皮弁, 관례(冠禮)를 하거나 관리가 조정에 나아갈 때 쓰던 관으로 사슴 가죽으로 둥글게 투구처럼 만들고 끝에 꼭지를 달았다.)을 쓰고 조복(朝服)을 입는다. 삼가(三加)에 작변(爵弁, 고대 남자들이 쓰던 가죽으로 만든 비교적 얕은 모자)을 쓰고 제복(祭服)을 입는다. 이는 근본을 잊지 않은 뒤에 군주를 섬길 수 있고, 군주를 섬긴 뒤에야 신(神)을 섬길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가장 낮은 관이기에 제일 처음 시가에서 씌우는 치포관『가례(家禮)』에 의하면 치포관은 종이를 배접(褙接)하여 두껍게 만들어 사용한다고 한다. 공자(孔子)가 말하길, 치관을 쓰는 것은 “고례(古禮)를 잊지 않음을 보이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가례집람(家禮輯覽)』에 의하면 “치포관은 거칠어서 정밀한 피변만 못하며, 피변은 질박해서 아름다운 문채가 나는 작변만 못하다. 그러므로 세 번 관을 쓰면서 쓸 때마다 더 높은 관을 쓴다.”고 하였다. 즉, 시가에서 치포관을 쓰는 이유는 관(冠) 중에서 가장 낮은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세계에서 어른의 세계로 들어감을 의미를 나타내는 치포관시가에서 어린 아이의 머리카락 처리 방식인 쌍상투를 풀어서 상투를 트는 것은 아이의 세계에서 어른의 세계로 들어감을 의미한다. 즉, 상투를 틀게 되면 맨 머리 그대로 둘 수 없기 때문에 상투를 감싸는 치포관을 쓰게 하였다. 상투 자체가 어른의 머리모양이고, 여기에 가장 기본적인 관(冠)인 치포관을 씌워 어른을 상징했던 것이다. 관이 성인을 의미하였기 때문에 관을 쓰는 것으로 어른을 상징했던 것이다. 또한 흑색의 포를 사용하는 것은 항상 검소하고 소박하게 생활할 것을 되새기라는 의미도 있다. 성인으로서 어떠한 성품을 지녀야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치포관을 제작하는 방법치포관은 아주 가는 포(布)를 사용하여 만든다. 만드는 방법은 위로 5량(梁, 머리 앞쪽에서 정수리를 거쳐 뒤에 이르게 골이 지도록 만든 관의 상부 골격을 이루는 부분)을 만드는데, 주름의 방향은 모두 왼쪽으로 가게 한다. 량의 너비는 4치이고, 길이는 정수리 앞뒤를 충분히 감싸도록 한다. 『경국대전(經國大典)』에 의하면 품계에 따라 량의 수를 정하였는데, 1품 5량, 2품 4량, 3품 3량, 4-6품 2량, 7품 이하는 1량으로 규정하였다. 량의 앞뒤 끝은 무(武, 모자 혹은 관의 아래쪽에 있어 머리에 쓸 수 있도록 만든 테)의 위쪽 가장자리에서 안쪽에 넣고 꿰맨다. 무의 높이는 4치이다. 무의 양 옆 반(半)치 위에는 구멍을 뚫어 비녀를 꽂을 수 있게 한다. 이 비녀로 치포관을 상투에 고정한다. 치포관에 사용하는 비녀는 상아(象牙)와 같은 뼈 재질로 만드는데, 모두 흰색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암(尤庵, 1607-1689)은 “치관(緇冠)은 다만 『가례』의 치수에 따라 만들면 비녀가 너무 클 경우 쓸 수 없는 경우가 있으므로 치수를 넉넉하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였다.

음양의 이치와 관련된 치포관『의례(儀禮)』에 의하면 “관은 머리에 쓰는 것이므로 하늘을 뜻하는 양의 색인 치포관을 쓴다. 하늘의 색은 현색(玄色, 붉은빛을 띤 검은빛, 하늘빛)인데, 이는 성인의 관으로 쓰고 관자는 그보다 1등 아래인 치색(緇色, 회색 계열의 검은색, 땅의 색)을 써서 성인의 현색에 대응시킨 것” 같다. 따라서 성인과 미성인은 음양으로 나타내면 성인은 양이고, 미성인은 음이 되니 현(玄)과 치(緇)도 양과 음의 관계이다. 『가례집람』에 “시가(始加)에 쓰는 관을 현이나 치로 하는 것은 근본과 복고에서 나온 것이다. 현색은 하늘빛을 따른 것이고, 치색은 땅의 빛을 따른 것이다. 시가에 치포관을 쓰는 옛것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치관은 음양의 이치와도 관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치포관을 쓰는 것은 아이들이 쓰지 못하는 관을 씀으로써 어른이 됨을 상징한 것으로, 아이가 어른이 되는 순간에 어른으로서 지녀야 되는 성품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전 페이지로 이동 |